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을 믿지않는다. 아니? "맛집 프로그램을 믿지 않는다."라는 표현이 더욱 정확할 듯 하다.
방송상 누구든 먹고 맛있어하는 모습에 내가 홀린듯 찾아가서 먹으면
막상 평범한 맛이지만, 맛집이라는 명성으로 복잡한데다 웃돈주고 밥먹는 기분이 들기 쉽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또한 블로그를 운영하지만, 블로그의 광고성 후기도 믿지 않는 편이다.
온전히 내 입맛, 내 느낌만 믿기로... 맛에 대해 냉정한 프로돼지러가 되기로 했기 때문이다.
무튼 매우 배고픈 와중에 가족들과 함께 어디를 갈까 고민하며 집을 나섰다.
그러다가 찾게 된
"동경밥상"
미식을 즐기는 지인들의 추천에도 불구하고 찾지 않았으나 동생의 강력한 주장과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방문했다.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식당이라 눈에 잘띄지않아 한바퀴 돌고 나서야 찾았다.
생각보다 한산했으며, 어둡지만 따뜻한 색감의 불빛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간간히 코끝을 스치는 숯불향은 입안에 군침돌리기에 에피타이져역할을 충분히 했다.
사케병들로 장식되어있는 한쪽 벽면은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웠다.
다찌가 있어 혼자와서 가볍게 술한잔하며, 밥을 한술 뜨는 것 역시 해보고 싶다.
메뉴판을 펼치니, 생각보다 단촐한 메뉴.
나처럼 먹신강림이지만, 선택장애가 있는 분들에겐 안성맞춤인 메뉴판.
가격 또한 생각보다는 비싸지 않다는 느낌의 메뉴판이었다.
단숨에 아나고쥬와 키지동을 주문했다. 장어덮밥, 숯불치킨덮밥.
기다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지만 배고픔에 지쳐서 길었다고 느꼈음을 인정한다. 주문한지 약 20분정도밖에 안걸렸으니깐 말이다.
기다리던 음식이 나왔다.
아나고쥬와 키지동의 기본적인 찬은 와사비만 빼고 똑같았다.
음식이 세팅되고 반찬과 함께 아나고쥬의 비주얼을 보는 순간 침샘폭팔.
조심스럽게 미소된장을 한 숟갈먹으니 눈이 번쩍..! 파, 미역 그리고 시금치?잘게 썬 채소가 고명으로 되어 있었다.
다시마를 채썰어 간장에 졸인듯한 밑반찬 역시 쎄지않은 간과 적당한 단맛으로 입맛당기기에 좋았다.
김치도 칼칼한게 내 입맛엔 딱!
서서히 반찬을 즐기고 본격적으로 아나고쥬먹기전 경건하게 생강절임으로 입을 헹구고 크게 한술떠서 입으로 직행.
맛있다. 진짜 맛있다. 와~ 맛있다. 감탄의 연속.
적당한 간에 약간의 단맛, 살짝의 불향과 함께 아주 부드러운 아나고살. 탱글탱글한 밥알.
뭐라해야될까. 입속에서 녹는다는 게 아니라 놀고있다. 진짜로 놀고있다.
몇숟갈은 오리지날을 즐긴 후 함께 나온 와사비를 곁들여 먹으니 또다른 신세계...!
여기서 나의 먹신은 끝이 나지 않는다. 먹어야지 암, 먹고말고.
키지동에 손을 내밀어본다. 도시락같은 네모난 곽에 나온 아나고쥬와는 다르게 동그란 밥그릇에 나오는 키지동.
키지동 역시 불향과 함께 아나고쥬보다는 조금 더 짠맛이 강한 간으로 되어있었다.
구운고추와 함께 구운가지가 올라가있으나, 감히 신의 한수라고 표현하고 싶다.
닭고기의 쫄깃함과 역시나 살아있는 밥알.
아.. 감동이다. 따신 밥한끼 배불리 먹고났음에도 새삼 다른 메뉴도 맛보고 싶어지는 곳. 오랜만이다.
생활의 달인, 지인의 추천, 블로거들의 추천.
왜 추천을 그렇게 많이 받았는지 단번에 이해된 맛집.
나는 혼자만의 맛집리스트 구분법이 있다.
한 번 갔던 곳은 다시 가지 않는다가 원칙이다.
그런데 두 번 간 곳은 맛있는 곳, 세번째 가는 곳은 지인에게 소개해주기 부담없는 곳.
그 이상은 필히 단골이 되어야 할 집.
동경밥상은 이제 처음갔으나, 두번 세번 혹은 그 이상 가보고 싶어지는 집.
생각보다 가격이 있다 싶었으나 먹고나면 후회없는 집.
맛, 양, 분위기, 서비스 어느 하나 빠짐이 없다.
김해 장유 밥집은 동경밥상을 조심스레 추천해본다.
동경밥상
경남 김해시 광동로 83 [관동동 1088-3]
070-8386-1423
매일 11:30~21:00
브레이크타임 15:00~18:00
월,화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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